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낙찰자가 빚을 떠안아야 하는지 아니면 찌꺼기처럼 지워지는지를 나누는 운명의 기준점입니다.
어떤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등기부등본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수많은 권리(은행 빚, 가압류, 전세 등)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청소부' 역할을 하는 최선순위 권리입니다. 말소기준권리 본인을 포함하여 그보다 '아래(늦은 날짜)'에 있는 권리들은 경매 매각이 끝나면 낙찰자의 안전을 위해 깨끗하게 지워지고(말소), 그보다 '위(빠른 날짜)'에 있는 권리들은 지워지지 않고 낙찰자가 자기 돈으로 끝까지 책임져야(인수) 합니다. 통상 등기부에서 날짜가 가장 빠른 '근저당권, (가)압류'가 이 기준이 됩니다.
말소기준권리가 될 수 있는 권리들은 정확히 어떤 것들이 있나요?
근저당권(저당권), 가압류(압류), 담보가등기, 경매개시결정등기, 그리고 예외적인 전세권이 있습니다.
이 5가지 권리 중 등기부등본 갑구와 을구를 모두 합쳐 '가장 날짜가 빠른(접수번호가 빠른) 권리'가 그 경매 사건의 단 하나의 말소기준권리가 되어 밑에 있는 권리들을 모두 베어버리는 칼날 역할을 합니다.
제가 이사 온 날짜가 등기부상 말소기준권리(은행 대출)보다 단 며칠 늦습니다. 어떻게 되나요?
보증금을 한 푼도 못 받더라도 새로운 낙찰자에게 버틸 수 없고, 무조건 집을 비워주고 쫓겨나야 합니다.
이것이 경매에서 말하는 '후순위 임차인'의 비참한 결말입니다. 대항력이 말소기준권리보다 늦다면, 이 세입자의 권리는 낙찰과 동시에 '소멸'합니다. 배당에서 돈을 건지지 못했더라도 낙찰자에게 보증금을 달라고 요구할 법적 권리가 없으며 즉각 강제 퇴거(명도) 대상이 됩니다.
제 전입신고일이 근저당(말소기준권리)보다 빠릅니다! 그럼 저는 100% 안전한 '선순위 임차인'인가요?
낙찰자에게 보증금을 다 받을 때까지 버틸 수 있으므로 안전한 것은 맞습니다.
선순위 임차인은 배당에서 돈을 덜 받더라도 못 받은 나머지 금액을 새로운 낙찰자(집주인)가 100% 물어주어야 할 법적 의무(인수)가 생깁니다. 따라서 세입자 입장에서는 보증금의 손실 위험이 사라지는 완벽한 방어 상태가 됩니다.
을구에 '전세권'이 1순위로 가장 먼저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것도 말소기준권리로 싹 다 지워주나요?
원칙적으로 일반 전세권은 말소기준권리가 될 수 없습니다. 단, 두 가지 특별한 조건을 만족해야만 인정됩니다.
건물 전체에 설정된 전세권자가 '직접 경매를 신청'하거나, 경매 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말소기준권리의 자격을 얻습니다. 다가구 주택의 방 한 칸만 빌린 일부 전세권은 절대 말소기준권리가 될 수 없습니다.
등기부 갑구 맨 꼭대기에 은행 대출보다 빠른 날짜로 '가처분'이 적혀 있습니다. 이건 지워지나요?
가처분은 말소기준권리가 아니므로 절대 지워지지 않고 낙찰자가 떠안게 됩니다. 무조건 피해야 할 집입니다.
가처분은 '이 집의 진짜 주인이 누군지 재판 중이니 누구도 함부로 사고팔지 마라'는 뜻의 매우 위험한 딱지입니다. 선순위 가처분이 있는 집은 경매로 낙찰받아도 나중에 소유권을 통째로 뺏길 수 있으므로 경매 시장에서도 폭탄 취급을 받으며, 당연히 임대차 계약도 절대 맺어서는 안 됩니다.